만족스러운 인공지능 서비스

Sep 27, 2025    #ai  

인공지능 인기

인공지능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사람들은 정보 검색을 위해 ChatGPT 같은 Frontend 서비스를 사용하고 리눅스 커널 패치에는 ‘Generated-by: Claude AI’ 와 같은 커밋 태그가 등장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GPT, LLM과 같은 용어들을 낯설어 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많은 것들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어떤 이들은 본인들의 직업 안정성을 걱정하고 어떤 이들은 비용 절감 방법으로써 활용 가능성을 궁금해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기 속에서 사람들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정보 검색

FirstPageSage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에 따르면 사람들은 ChatGPT를 정보 검색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다. 시장 점유율 관점에서는 구글이 압도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장치 유형을 놓고 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데스크탑 사용 시 ChatGPT 사용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복잡한 작업을 하거나 생산성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사람들이 ChatGPT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의미다. 좀 더 과장하자면 생산성이 요구되는 중요한 일에서조차 사람들은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지더라도 즉각적인 정보 획득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신뢰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겠지만, 조금이라도 신뢰성 문제가 있다면 정보 검색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인터넷 상의 정보가 항상 진실은 아니지만 그 것들을 의심하며 검색하는 것과 거짓을 진실처럼 얘기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재 검증하는 것은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없다. 모르는 것을 물어 봤는데 대답의 진실 여부를 어떻게 아는가? 아무리 시스템 프롬프트로써 제약 사항을 추가 한다고 해도 완전할 수 없다.

이러한 까닭에 현재로써는 Google의 NotebookLM 이 신뢰 가능한 인공지능 서비스의 마지노선이라 생각한다. 사용자가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으로 요약 · 정리하는 것이다. 반대로 창작의 영역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이 유용할 수 것 같다. 필자가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라 그럴 수 있겠지만 결과 검증을 위한 정량적 기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동화

또 다른 용례로 자동화가 있다. 이제 LLM은 Tool Calling을 통해 프롬프트 바깥의 데이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특정 태스크를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자동화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직 일반인들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ChatGPT 같은 프론트엔드 서비스는 없지만, 언젠가는 일반 사용자들도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개개인이 원하는 형태의 자동화를 인공지능을 통해 이뤄내는 것.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두 번째 용도이다.

2차 러다이트 운동 후보 직군들

언론에서는 변호사, 판사, 프로그래머… 등 여러 직업들이 인공지능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이다. 현실의 문제를 완벽하게 데이터화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하다 못해 인공지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누군가가 문제를 해석하고 정의하여 데이터로써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스스로 정의할 수 있다면 사람과 로봇의 경계가 모호해져 철학적 문제를 논의해야 겠지만 아마도 그 전에 열기를 식히기 위해 바다 속에 처박아 놓은 서버를 놓고 지구 온난화 문제로 논쟁하거나 얼마 남지 않은 자원을 놓고 전쟁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회사에서 Cursor AI를 이용해 바이브 코딩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바이브 코딩은 외주와 같았다. 모든 기능 사양서를 프롬프트에 자세하게 텍스트 형태로 기술해야 했고 그 마저도 요구사항이 제대로 인식될 때까지 무한히 반복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내놓은 코드를 하나하나 리뷰하고 코드에 적용할지 말지를 판단해야 했다. 내가 작성한 코드도 리뷰하기 힘든데 인공지능이 어떻게 작성했는지 코드의 흐름을 확인하고 리뷰까지 해야하는게 또 하나의 스트레스였다. 적용 후에는 기술 부채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

문제 정의가 쉬운 엔지니어링도 이러한데 다른 분야는 오죽할까.

도구는 도구일 뿐

우리가 멍청해지면서까지 도구를 똑똑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도구에 우리의 판단을 맡기지 말고 그것들이 도구로써 활용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도 똑똑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Hello"와 “Thank you"를 처리하며 차가운 바닷속에서 전세계 사람들로부터 받은 뜨거운 사랑을 내뿜고 있을 것들에게 지구 환경을 생각해서 그만 고마워하자.